음식점을 잘 운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잘 모르는 사람이 전화와서 본인이 상표등록을 했으니 내 가게이름을 더이상 사용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몇 년간 써왔던 가게이름을 그냥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요?
상표의 선사용권이란 부정한 목적 없이 타인의 상표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해서 상표를 사용하고 있고, 그 결과 국내의 수요자 사이에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기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을 경우, 타인의 상표등록에도 불구하고 상표를 계속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상표법 제99조)
이러한 제도는 상표등록을 놓치고 있던 사이에, 제3자가 상표를 등록해서 정당한 상표권자에게 높은 가격으로 되팔아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생겼습니다. 즉 상표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은 계속 상표사용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표 사냥꾼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는 것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선사용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부정한 목적이 없어야 합니다. 부정한 목적이란 타인의 신용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을 말합니다.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상표를 일반적 방법으로 사용해 왔다면, 부정한 목적이 없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것입니다.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 상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출원 후에 사용을 개시하거나 외국에서만 사용한 경우에는 선사용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률상 사용기간을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상표를 사용했더라도 그 기간이 며칠 정도로 짧은 경우, 다른 요건인 인지도를 갖추지 못할 것이므로 선사용권이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상 최소 몇 달, 몇 년 이상 사용한 경우에 요건을 만족한 것으로 봅니다.
선사용권이 인정되려면,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시에 국내의 수요자 간의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기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어야 합니다. 즉 수요자들에게 인지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다소 협소한 분야에서 인지도를 갖춘 경우도 선사용권을 행사할 수 있고, 현저한 인지도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선사용권이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인지 여부는 개별적 사안마다 구체적 자료를 기초로 꼼꼼한 법적검토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선사용권을 주장하고 있거나, 내가 선사용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분야의 경험이 많은 변호사/변리사에게 확실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